전체 글120 이건 꼭 보자!! 천만관객 영화 제 60편 <이터널 선샤인> - 사랑을 지운 뒤에도 감정은 남아 있었다 〈이터널 선샤인〉은 사랑 이야기를 가장 비사랑스러운 방식으로 시작하는 영화다. 이별 이후의 공허, 상대를 떠올리기조차 버거운 상태, 그리고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다는 충동. 이 영화는 사랑의 시작이 아니라, 끝에서부터 거꾸로 들어간다. 그래서 더 정직하다.조엘이라는 인물의 상태조엘은 외향적이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말로 설명하는 데도 서툰 인물이다. 그는 늘 한 박자 늦게 반응하고, 중요한 말은 속으로 삼킨다. 이 소극적인 태도는 그의 성격이자, 상처를 피하는 방식이다. 영화는 이 결핍을 문제 삼지 않는다. 대신 관찰한다.클레멘타인의 첫인상클레멘타인은 조엘의 반대편에 있는 인물이다.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현하고, 충동적으로 선택하며, 색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녀의 머리색 변화는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감정.. 2026. 1. 26. 이건 꼭 보자!! 천만관객 영화 제 59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폭력은 이유 없이 도착했고, 세계는 설명을 포기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관객에게 친절하지 않은 영화다. 설명하지 않고, 설득하지 않으며, 감정을 정리해주지도 않는다. 대신 단 하나의 감각만을 남긴다. 세계가 더 이상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불안.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실은 질서가 무너진 시대에 대한 냉혹한 진단서에 가깝다.이 영화에는 주인공이 없다처음 이 영화를 보면 누구를 중심으로 따라가야 할지 헷갈린다. 모스일까, 시거일까, 아니면 벨 보안관일까. 하지만 영화는 끝까지 명확한 주인공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 선택은 의도적이다. 이 세계에는 더 이상 이야기를 이끌 영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르웰린 모스의 선택모스는 우연히 마주친 돈가방을 선택한다. 이 선택은 탐욕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그를 악인으로 .. 2026. 1. 25. 이건 꼭 보자!! 천만관객 영화 제 58편 <아마데우스> - 천재를 증오할 수밖에 없었던 평범한 인간의 고백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전기 영화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영화의 중심에는 모차르트가 없다. 대신 한 인간의 고백이 있다. 신을 믿었고, 노력했고, 성실했고, 그럼에도 선택받지 못했다고 느낀 한 남자의 이야기. 이 영화는 천재를 찬미하는 작품이 아니라, 천재를 바라보는 평범한 인간의 시선을 끝까지 밀어붙인다.이야기의 화자는 천재가 아니다영화는 노년의 살리에리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이미 패배한 사람이다.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이 고백 구조는 영화의 성격을 규정한다. 우리는 승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패자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이 선택 하나만으로도 〈아마데우스〉는 흔한 음악 영화의 길에서 벗어난다.신과의 계약젊은 살리에리는 신과 계약을 맺는다. 순결, 노력, 헌신. 그 대가로 재능을 달라고. .. 2026. 1. 25. 이건 꼭 보자!! 천만관객 영화 제 57편 <캐치 미 이프 유 캔> - 속임수보다 더 외로웠던 한 천재의 성장기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겉으로 보면 사기와 추격, 변장과 속임수가 반복되는 범죄 오락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이 이야기가 얼마나 조용하고 개인적인 감정에서 출발했는지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이 진짜로 다루는 것은 범죄 기술이 아니라, 무너진 세계에서 스스로를 지키려 했던 한 소년의 불완전한 성장기다.이야기의 출발점은 화려하지 않다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의 출발선은 범죄가 아니다. 가정이다. 정확히 말하면 가정의 붕괴다. 존경하던 아버지의 몰락, 부모의 이혼, 아이에게 어떤 설명도 없이 바뀌어버린 생활 환경. 영화는 이 사건을 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그 이후의 공기를 보여준다. 신뢰가 사라진 집 안의 분위기, 어른들의 말이 더 이상 기준이 되지 않는 순간.프랭크라는 아.. 2026. 1. 24. 이건 꼭 보자!! 천만관객 영화 제 56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인간보다 먼저 진화한 것은 지능이 아니라 태도였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의 출발점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의외로 가장 조용하고 가장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이 작품은 거대한 전투나 스케일로 관객을 압도하기보다, 인간이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해 왔는지를 집요하게 되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유인원의 눈을 통해 더 또렷해진다.모든 비극은 선의에서 출발한다이 영화의 출발점은 악의가 아니다. 질병을 치료하고, 고통을 끝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던 과정에서 지능이 향상된 유인원이 태어난다. 인간은 이를 진보라 부른다. 하지만 영화는 곧 묻는다. 진보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윌 로드먼이라는 인간윌은 전형적인 과학자 영웅상이 아니다. 그는 불완전하고, 감정적이며, 개인적인 이유로 연구를 밀어붙인다. .. 2026. 1. 24. 이건 꼭 보자!! 천만관객 영화 제 55편 <이티> - 떠나는 존재보다 남겨진 감정이 더 오래 자라는 이야기 〈이티〉는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이지만, 이 작품을 끝까지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은 우주선도, 기술도 아니다. 남는 것은 아이의 얼굴이다. 조금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아이, 그리고 누군가와 처음으로 완전히 연결되었다고 믿게 된 아이의 표정이다. 이 영화는 SF의 외피를 빌려 성장의 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이야기의 출발은 언제나 집 안이다영화는 거대한 사건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교외의 평범한 주택, 어수선한 저녁 식사, 어른들의 무심한 대화. 이 공간은 안정적이지만 동시에 비어 있다. 부모의 이혼 이후 집 안에는 설명되지 않은 공백이 남아 있고,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공백을 견딘다. 〈이티〉는 이 결핍을 요란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공기를 통해 보여.. 2026. 1. 23.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