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서론) – 얼어붙은 세계와 하나의 열차
〈스노우피어서〉는 기후 재앙 이후 완전히 얼어붙은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순환하는 열차 ‘스노우피어서’에 몸을 싣는다. 이 열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다. 그리고 그 세계는 명확한 계급 구조로 나뉘어 있다.
맨 앞칸에는 호화로운 식사와 교육, 여유를 누리는 상류층이 있다. 맨 뒤칸에는 어둡고 비좁은 공간에서 단백질 블록으로 연명하는 하층민이 있다. 열차는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그 안의 질서는 고정되어 있다.
주인공 커티스는 꼬리칸의 리더다. 그는 반복되는 억압과 폭력에 저항할 준비를 한다. 꼬리칸 사람들은 단순히 배고픈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인간으로서 존엄을 요구한다.
열차는 완벽하게 설계된 시스템처럼 보인다. 물, 식량, 에너지. 모든 것은 균형 속에서 순환한다. 그러나 그 균형은 희생 위에 세워졌다. 누군가는 계속해서 가장 낮은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
125번 영화의 서론은 묻는다. 닫힌 시스템 안에서 혁명은 가능한가. 그리고 질서는 반드시 불평등을 동반해야 하는가. 〈스노우피어서〉는 달리는 열차 위에서 사회의 축소판을 펼쳐 보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2부(본론) – 칸을 넘어갈수록 드러나는 진실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은 마침내 봉기를 시작한다. 문 하나를 열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어둡고 비좁은 꼬리칸을 지나, 온실칸, 수족관칸, 교실칸으로 이어지는 공간들은 마치 전혀 다른 현실처럼 보인다. 열차는 단일한 구조물이지만, 그 안의 삶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각 칸은 하나의 계급을 상징한다. 교육은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식량은 통제의 수단이 된다. 상류층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 내용은 윌포드라는 창조자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뇌되고 강화된다.
전투는 단순한 물리적 충돌을 넘어선다. 도끼를 든 경비병들과의 어둠 속 전투는 원초적이다. 피와 눈이 뒤섞인 공간에서 인간은 극한으로 몰린다. 그러나 커티스는 멈추지 않는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믿는다.
중반부에서 등장하는 남궁민수는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그는 열차의 구조를 이해하는 인물로, 문을 여는 기술을 지녔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단순한 권력 전복이 아니다. 그는 열차 밖의 가능성을 언급한다. 시스템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벗어나는 것.
칸을 넘어갈수록 커티스는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다. 꼬리칸에서의 끔찍한 생존 방식, 인간성의 붕괴. 그는 자신 역시 시스템의 일부였음을 인정한다. 혁명은 외부 적만이 아니라, 내부의 기억과도 싸워야 한다.
본론은 이렇게 말한다. 계급은 공간으로 나뉘지만, 그 균열은 인간 내부에도 존재한다. 문을 열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듯, 진실은 한 층씩 벗겨진다.
3부(결론) – 시스템을 장악할 것인가, 벗어날 것인가
마침내 커티스는 열차의 맨 앞칸에 도달한다. 그곳에는 창조자 윌포드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자신이 혼돈을 통제해왔으며, 봉기 또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말한다. 꼬리칸의 폭동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계산된 이벤트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윌포드는 커티스에게 제안을 한다. 자신의 자리를 이어받아 열차를 운영하라는 것. 시스템은 유지되어야 하고,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한다는 논리. 이 제안은 단순한 권력 승계가 아니다. 질서를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시험이다.
커티스는 잠시 흔들린다. 안정된 질서는 유혹적이다. 그러나 그 질서가 불평등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그는 다른 길을 택한다. 열차를 폭파해 멈추는 선택. 끝없는 순환을 멈추는 선택이다.
폭발과 함께 열차는 탈선하고, 얼어붙은 세계 위에 잔해가 흩어진다. 살아남은 것은 소수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눈 덮인 대지 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한다. 북극곰의 등장은 상징적이다. 생명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증거.
〈스노우피어서〉는 단순한 혁명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질문이다. 시스템을 장악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인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멈추는 것이 필요한가. 영화는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하나의 방향을 보여준다. 변화는 위험을 동반한다.
그래서 이건 꼭 보자!! 천만관객 영화 제 125편 <스노우피어서>. 닫힌 열차 안에서 계급과 혁명의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는 구조 속에서, 인간은 결국 선택해야 한다.